오래 전에 TV에서 원숭이 훈련에 관한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태국에서는 원숭이를 훈련시켜 높은 나무 위의 코코넛을 따도록 시킨다. 원숭이 훈련학교 중에서 교육성과가 높기로 유명한 원숭이대학이 있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omporn_Saekhow)
그 학교에서는 원숭이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학사과정과 박사과정이 있다. 학사과정은 코코넛을 따는 일, 박사과정은 수거하는 일까지 배우는 것이다.
높은 나무 위에서 사람의 머리통만큼 크고 무거운 코코넛을 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코코넛을 두 손에 꼭 쥐고 그 억센 줄기를 한 방향으로만 계속 비틀어 끊어내야 한다.
수거하는 일은 또 다른 수준의 일이다. 물에 떨어지거나, 사방에 흩어져 있는 코코넛을 일일이 수거하고 창고에 넣어두는 일이다. 난이도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이 원숭이대학의 졸업생들은 솜씨가 좋고 성격도 온순하기로 유명 했다. 교육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대학교 총장, 즉 원숭이 훈련사는 이렇게 말했다. “첫째도 사랑, 둘째도 사랑이다. 원숭이가 실패했다고 해서 절대 소리 지르거나 체벌하지 않는다. 잘했을 때에 칭찬해 주고 늘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함께 한다”
원숭이나 개와 같이 지능이 높고 사회적 관계를 갖고 살아가는 동물들은 사람과 애정을 나누고, 서로 신뢰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개의 ‘카밍시그널(calming signals)’에 주목한 투리드 루가스도 어떤 경우든지 반려견에게 벌을 주거나, 난폭하게 위협하거나, 너무 많은 것을 강압적으로 요구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말한다.
이런 모든 것들이 반려견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시간이 지나면 스트레스로 인해 병이 생긴다.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에게 더 격렬하고 난폭하게 반응하는 이유 역시 이런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우리 개 벨이 비록 무학(無學)일망정, 공격적이지 않고 다정한 성격을 갖춘 것은 아무래도 우리 부부의 방임주의, 절대 애정주의 교육 철학 때문일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해 본다.
※ 태국에서 코코넛을 따는 원숭이의 교육과는 별개로, 원숭이 노동은 또 다른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태국은 전 세계에서 아홉 번째 코코넛 생산국이다.(출처: 신유선, 기타 열대과일의 세계 생산 및 교역 현황) 태국은 오랜 기간 원숭이를 이용해 코코넛을 따왔다. 사람이 하루에 80개 정도 수확한다면 원숭이는 1000개까지 딸 수 있다. 2020년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동물의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가 태국의 학대당하는 원숭이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 후, 미국과 유렵의 많은 유통업체가 원숭이를 착취하는 업체의 제품은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태국정부는 원숭이들이 코코넛을 따기 위해 잔혹하지 않은 방식으로 훈련받았고 학대가 아니라고 주장하였지만 태국산 코코넛 우유 불매 운동이 확산하자 대체장비의 개발 및 보급에 나섰다고 한다.(출처: 2022.09.05.'원숭이 학대 폭로'에 놀란 태국, 코코넛 채취 장비 개발 | 연합뉴스 (yna.co.kr)) 잔혹하지 않은 원숭이 훈련(friendly teaching)을 한다 하더라도, 자본주의 시장의 속성상, 생산 작업 현장에서 어떻게 원숭이의 노동을 착취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 수가 있겠는가. 어려운 일이다.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은 기계로 대체되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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