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결말 감상 – 나는 현재 결말이 좋다 -

by bellemom 2023. 1. 2.
반응형

 

어쩌다보니 1회 방송을 보게 되었고 흥미로운 도입부에 마음이 끌려서 결국 마지막 회까지 본방 사수를 하게 되었다.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재벌집 막내아들드라마는 최종회 시청율이 26%를 넘어섰고 중장년층 남성들까지 주시청자로 등장할 만큼 많은 화제를 낳은바 있다.

 

큰 줄거리는 재벌가의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살해당한 재벌 대기업의 고졸 직원이 재벌 3세로 회귀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어떻게 이 드라마는 이렇게 큰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을까.

그동안 쏟아져 나온 감상후기나 비평 글, 뉴스들을 보면 대체로 회귀물이라는 구성, 격변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점, 배우들의 연기 등이 주요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나 자신도 매우 흥미롭게 보았기에, 이 드라마에 빠지게 된 이유를 몇 가지 들어보면,

첫째는 회귀물이라는 구성일 것이다. 회귀물은 윤회설과 떼어놓을 수 없다. 종교 여부를 떠나, 윤회설에 너무나 익숙하고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전생과 이생 이야기, 더구나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이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다.

 

둘째, 자기가 살아온 역사가 그대로 되풀이되는 이생은 전생의 기억을 보유한 사람에게 그가 어떤 사람이든 간에 엄청난 행운의 주인공이 된다. 당첨될 1등 로또 복권의 번호를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더구나 총명한 주인공이 아닌가. 시청자들은 저절로 대리만족을 하게 된다.

시청자들이 함께 살아온 현대사의 굵직한 대 사건들을 되짚어 보는 것도 매우 흥미있는 일이었다.  IMF 사태나 9.11 테러 등,  심지어 축구 월드컵 4강 진출까지 역사를 돌이켜 보면,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도 우리 삶의 역사가 아닌가 하는 일종의 성찰을 부여하는 것이다.

 

셋째, 주인공인 송중기 배우는 물론, 특히 순양 대기업의 창립자 진양철을 연기한 이성민 배우와 진양철의 아내 역인 김현 배우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시청자는 진정성 있는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드라마에 몰입하게 되고 큰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넷째, 주인공은 원래 재벌가 일원이 아닌 서민, 그것도 이른바 흙수저이다. 어려서부터 세상의 온갖 쓴 맛을 본 사람으로서, 재벌가에 충성하지만 결국은 재벌가의 누군가에 이용당하고 샬해 당하는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이 2회 차 삶에서 흙수저였던 전생의 기억을 보유한 채, 그 재벌가의 일원으로 입성하고, 시청자인 우리는 주인공의 시점을 통해 재벌가의 사람들을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또 다른 시점을 얻게 된다.

 

이것은 이 드라마의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주인공이 재벌가의 흥망과 권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면서도 재벌의 관점은 물론, 일반 서민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확고한 포지션을 잡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가 우리나라 현대사의 전개과정과 더불어 전개되기 때문에 더욱 리얼감을 부여한다.

 

그렇다면 이드라마는 어떠한 결말을 맺어야 설득력있고 멋진 이야기가 될까.

 

마지막 회에서 마침내 순양 대기업의 회장이 된 진도준은 성공했으나, 순양가 장남인 진영기의 음모로 인해, 자동차 사고로 살해당한다.

그리고 반전이 일어난다.

1회에서 총상을 입고 바다에 추락한 윤현우가 구조되어 병원 침대에서 일주일 만에 깨어난다.

윤현우는 진도준의 삶을 통해 얻은 지혜와 정보를 이용해 재벌 기업의 최대 한계로 지적되는 가족승계가 아닌, 전문경영인의 승계를 이끌어낸다. 본인도 전생 삶의 경험과 지혜를 통해, 성장하는 삶의 세계로 나아간다.

 

원작 웹툰의 원래 결말은 진도준이 순양 대기업의 회장이 되어, 전생의 윤현우가 살해당한 바닷가 절벽에 서서 윤현우를 기리는 장면이라고 한다.

 

최종회 결말 내용을 두고 많은 논란들이 벌어졌다. 감상평이나 특히 신문사 기자들의 비평 글들을 보면 현재 드라마 결말이 원작 결말보다 떨어진다거나, 용두사미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원작 웹툰의 작가까지 결말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기사 글도 있다.

 

드라마의 현재 결론이 좋다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결말이 그처럼 황당하다는 비평 글에 나는 동의하지 않기에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서 좋은 결론이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싶다.

 

그 이유는 첫째, 진도준의 삶을 꿈으로 만들어 버리다니 그래서 황당하다고 보는 입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7일 만에 깨어난 윤현우에게 진도준의 삶은 과연 꿈에 불과할까.

단지 꿈이라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까.  

꿈이 아니라 꿈의 형태를 빌린 삶의 미스테리 아닐까.

 

7일간의 삶을 꿈이라고 해석하여 황당하다고 생각한다면,

윤현우가 전생의 기억을 다 간직한 채 진도준의 삶으로 옮겨가고 순양가의 회장이 되어, 나중에 윤현우 본인의 죽음을 추도하는 것은 더 황당하지 않은가.

 

이 작품은 처음부터 삶의 미스터리를 기본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에, 그러한 부분은 어쩌면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기억해야할 중요한 점은 자신의 삶의 기억을 온전히 간직한 채, 재벌가의 손자가 되어 재벌가의 세계, 삶으로 뛰어드는 출발 지점이다. 즉 흙수저인 윤현우가 재벌기업의 고졸 직원으로서 이용당하고 살해당한 시점이다.

 

윤현우라는 전생 삶의 기억을 간직한 진도준의 진정한 정체성은 윤현우이다.    

원작인 웹툰의 결말처럼, 윤현우가 진도준으로서 끝까지 재벌의 일원이 되어서야만 성공한다면 윤현우의 삶은 도대체 어디 있단말인가?

 

재벌인 진도준이 윤현우가 죽은 절벽에서 결국은 전생의 자기 자신을 추도하는 장면이 결말이라면 오히려 맥빠지고 황당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수미쌍관의 구조가 되려면 윤현우가 출발이 되고 그 윤현우가 그 끝을 맺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재벌집 막내아들드라마는 그냥 미스터리한 환타지 드라마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반응형

댓글